서울 은평구 진관3로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사진 왼쪽)는 16일 부활절에 ‘나의 사랑하는 책’ 첫 번째 봉헌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성도들은 앞서 성경필사도 하고 선교사역도 지원하는 이 캠페인에 참여해 의미 있는 고난주간을 보냈다.
은평제일교회 성도들은 2주 전부터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오른쪽)이 진행하는 ‘나의 사랑하는 책’ 캠페인의 일환으로 성경필사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교회나 성도들이 성경을 필사하고, 성경 1장에 1만원 이상의 헌금을 드리는 것이다. 그렇게 모아진 헌금은 성경이 없는 곳에 성경책을 보급하거나 선교사역을 후원하는 데 사용된다. 필사한 성경은 기아대책에서 ‘나의 사랑하는 책’으로 만들어 교회 측에 전달했다.
교회는 전 성도들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해 성경 전체 1189장을 각각 필사할 1189명을 선정했다. 뽑힌 성도들은 1장씩 말씀을 필사하고 개인적으로 헌금을 드렸다.
심하보 목사는 “성도들이 서로 가장 긴 장을 쓰겠다고 고집을 부릴 정도였다”며 “나도 디모데전서 5장을 필사했다”고 말했다.
미가 1장을 필사한 손영숙(60) 권사는 “평소 글씨 쓸 일이 없는데 오랜만에 필사하면서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필사성경을 만들어 두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안영희(56) 권사도 “정성들여 쓰기 위해 필사하는 동안엔 가족들에게도 말을 걸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며 “올해는 특히 뜻 깊은 고난주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번 캠페인에는 은평제일교회를 비롯해 교회와 개인 등 90여 건의 참가신청이 접수됐다. 기아대책도 250여명의 전 직원이 평균 5장씩 필사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오는 27일에는 전 직원 영성수련회를 갖고 성경필사 기념 봉헌예배도 드릴 계획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성도 1189명 성경 필사… 1장에 1만원 이상 선교사역 후원
입력 2017-04-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