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이하 미혼여성 난소 낭종 ‘위험수위’

입력 2017-04-18 00:01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가 난소 낭종 절제술을 시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4세 이하 미혼 여성의 자궁건강을 난소 낭종이 위협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한 해 동안 난소에 생긴 양성종양(난소 낭종) 때문에 국내 병원서 치료를 받은 환자가 20만861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 18만4419명보다 13%가 증가한 숫자다. 또 이들 중 24세 이하 난소 낭종 진단 환자들이 전체의 12%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기부터 결혼연령 이전에 난소 낭종이 생겨 가임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10명 중 1명 이상이라는 뜻이다.

기경도 교수는 “난소 낭종의 증가는 서구화된 생활 습관과 각종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호르몬에 교란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젊은 미혼 여성에게 난소 낭종이 생길 경우 향후 결혼과 임신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므로 절제수술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난소 낭종 환자들은 대부분 종양의 크기가 커져 손으로 만져지거나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을 느끼고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아서 더 문제가 된다. 난소 낭종은 초기에 발견하면 복강경수술로 별 흉터 없이 혹만 제거하는 게 가능하지만 지각 발견을 하게 되면 난소를 살릴 수 없어 가임능력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흔히 산부인과 의사들이 자궁건강을 위해 청소년기부터 산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생리 불순, 생리통 등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이 있거나 때때로 아랫배 압박감이나 복통이 나타날 경우엔 반드시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

기경도 교수는 “최근 수술 기구와 기술의 발달로 수술 후에도 임신 능력을 보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며 약물 치료만으로도 해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생리가 시작된 이후엔 정기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