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행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북한 관광상품도 전면적으로 판매중단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북·중 사이에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6일 현재 중국 주요 여행사 사이트에 ‘북한’을 입력하면 “조건에 부합하는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이 올라온다. 중국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망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셰청(携程·씨트립)을 비롯해 카이싸(凱撒), 중국국제여행사(CITS), 퉁청(同程) 등 해외여행을 취급하는 주요 여행사 사이트에서 북한 관련 상품을 더는 찾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퉁청 측은 “이전에는 북한으로 가는 단체여행 상품이 있었지만 최근 판매가 중단됐다”면서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여행사는 북한으로 가는 개별여행도 이미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비슷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중국국제항공이 베이징∼평양 간 노선운행을 17일부터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통제 조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언제라도 충돌이 일어날 상황”이라고 경고한 뒤 나왔다. 왕 부장은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 중인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하며 중국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지만 현재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북한에 더 무게를 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과 북한이 북한 핵 포기 문제를 놓고 비공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해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통신은 북한 측이 중국에 경제이익과 안전보장에 이어 핵무기 폐기까지 3년의 시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경제이익과 안전보장을 충분히 검토해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년이 아니라 3개월 시한 내로 핵무기를 없애라고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으로 2∼3개월 안에 역제안 내용을 수용하라고 북한을 압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양측 간 비밀담판 가능성이 극히 높다”면서 “중국과 북한이 타결을 볼 확률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량궈량은 “만일 북한이 중국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거부하면 중국도 더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적인 노력이나 주선을 단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관광도 중단… 中 ‘북한 옥죄기’
입력 2017-04-1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