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가 올해 미국프로야구(MLB)로 컴백했을 때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MLB 출신이기는 하지만 투수의 구속과 제구 능력 등에서 한 수 아래인 한국프로야구(KBO)에서의 경험이 크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테임즈는 시즌 초반 이 같은 평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테임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7 MLB 정규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2번 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2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 쇼를 펼쳤다. 테임즈는 3경기 연속 홈런을 장식했고, 개막 10경기에서 5홈런을 때린 구단 최초의 선수가 됐다.
테임즈의 시즌 초반 활약은 상상 이상이다. 현재 정규리그에서 34타수 13안타 10타점 5홈런 타율 0.382로 고공행진 중이다. OPS(장타율+출루율)는 무려 1.373다. 팀 내 홈런·타점·타율·최다안타·OPS 모두 1위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그는 타격 부문 최상위에 랭크돼 있다. OPS와 장타율은 이날 기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전체 1위다. 타율과 홈런은 공동 4위, 타점은 공동 8위다.
과거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201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뷔 첫해 그는 타율 0.262, 12홈런에 그쳤다. 시점상 이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3시즌 통산 타율 (0.34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테임즈는 지난 13일 캐나다 언론 ‘내셔널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큰 경기를 치르다 보니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플레이를 했고, 이를 통해 배운 게 많다”고 말했다. 테임즈는 NC 4번 타자로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등 큰 경기 경험도 많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KBO리그는 좌절을 맛봤지만 테임즈의 맹활약 덕분에 최근 체면을 세우게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테임즈 “한국서 큰 경기 치르며 배워”
입력 2017-04-16 21:25 수정 2017-04-16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