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한 16일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 정책 기조를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으로 확정하자 미사일 시위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16일 오전 6시20분쯤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의 기종 등 세부 내용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사실을 보고받았다. 대통령은 더 이상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 방한길에 동행한 백악관의 한 외교정책 고문은 “북한 미사일이 발사 4∼5초 뒤 폭발했고 중거리 미사일로 보인다”면서 “6차 핵실험을 했다면 미국은 다른 조치를 취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일부 군사적 옵션을 검토해 왔고 펜스 부통령 방한 때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논의하면서 그것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 태양절에 실시된 대규모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3종을 공개했다.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북한은 오는 25일 인민군 창건일까지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열병식 축하연설에서 “미국은 조선반도에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여 일촉즉발의 전쟁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전면전쟁으로 도발한다면 전면전쟁으로, 핵전쟁에는 핵타격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의 압박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를 ‘최고의 압박과 개입’으로 정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고의 압박과 개입 전략의 초점은 중국을 통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핵항모 칼빈슨호 외에 또 다른 항모 니미츠호를 서태평양에 추가 배치하는 등 대북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동일 해역에 복수의 항모가 배치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일본 요코스카에서는 미 항모 로널드레이건호도 정비 중에 있어 유사시 핵항모 3척이 동원될 수 있다. 일본에 배치된 미 스텔스 전투기 F-35B는 폭탄 탑재 훈련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6일 전화로 한반도 상황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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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통령 방한 날, 미사일 쏜 北
입력 2017-04-16 17:59 수정 2017-04-17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