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없다, 지금은 뛸 때”… 마이웨이 선언

입력 2017-04-16 18:16 수정 2017-04-16 21:13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6일 당내 일각에서 거론된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많은 분이 이번 대선 판이 결정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추격해서 5월 9일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도 “이제는 뛸 때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논쟁을 차단했다.

그러나 유 후보 거취를 둘러싼 바른정당 내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비박(비박근혜)계와 함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유 후보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대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 내 비박계까지 합쳐 의원 100여명 정도가 안 후보 지지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바른정당 의원 20여명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조찬 모임을 열어 유 후보에게 후보 사퇴를 포함한 대책 마련을 요구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국민일보 4월 15일자 1·3면 참조).

바른정당 한 중진 의원은 “유 후보가 아무 대안 없이 사퇴를 거부하면 결국 분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유 후보는 후보대로 완주하고, 의원들은 제 갈길 찾아 각자 행보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 후보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상욱 대변인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선거운동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사퇴 운운하는 것은 부도덕하고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언동”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사퇴를 공론화한 의원들이나 유 후보 측 모두 선을 넘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