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이름 부르며… ‘안전 대한민국’ 약속

입력 2017-04-16 18:17 수정 2017-04-16 21:40
대선 후보들이 16일 경기도 안산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명선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안산=윤성호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모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세월호 갖고 (정치권이) 3년 해먹었으면 됐다”며 불참했다.

4당 대선 후보들은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제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 유가족과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을 위로하며 ‘안전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추모제에서 “새 정부는 곧바로 제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모든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않아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특조위를 재가동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미수습자) 한 명도 빠짐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겠다.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미수습자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귀환을 기원했고, 기간제 교사 신분이었던 고(故) 김초원 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과 명예 회복을 약속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서로 악수를 나눴지만 따로 대화는 하지 않았다.

5당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홍 후보만 추모제에 불참했다. 그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사건을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우려먹었느냐. 참사 당시 분향소에서 한 달 이상 추모했다”며 “정치권이 거기 얼쩡거리면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더 이상 안 했으면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들은 17일 일제히 선거 유세에 돌입한다. 일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0시부터 일정을 소화하며 22일간의 피 말리는 선거 유세에 시동을 걸었다. 첫 선거 유세 일정은 상징성이 크다. 자신들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일정을 짜기 때문이다. 19대 대선 후보들의 첫 일정 핵심 키워드는 ‘외연 확대’ ‘민생’ ‘서민’ ‘역전’ ‘노동’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선거 사상 처음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대구에서 시작한다. 유은혜 대변인은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경북(TK)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 ‘최초의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7일 0시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국민 안전이 제1의 민생’이라는 취지로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방문했다. 안 후보 캠프는 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이틀간 중앙선거대책본부 차원의 율동팀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에서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인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는다. 유 후보 측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했듯 기적같이 역전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0시 경기도 고양 서울메트로 지축차량기지를 방문했다. 지축차량기지는 3호선 열차의 입출고와 정비를 담당하는 곳으로 심야 노동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글=전웅빈 문동성 기자, 안산=김판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