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출생’ 세계 최고령 할머니 117세로 별세

입력 2017-04-16 19:11
엠마 모라노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29일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의 자택에서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모라노 할머니는 15일 오후(현지시간) 117세로 별세했다. AP뉴시스

세계 최고령 할머니가 15일(현지시간) 117세로 별세했다고 AP통신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엠마 모라노 할머니는 1899년 11월 29일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지역에서 태어났다. 공식적으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1800년대 출생자였다. 세계대전을 두 차례 겪고 세기를 3번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90개가 넘는 정부의 흥망성쇠를 겪고도 살아남았다.

모라노 할머니는 생전 장수비결이 유전에 있다고 인정했다. 어머니도 91세까지 살았고 자매들도 100세를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 넘게 하루에 달걀 3알을 먹고 그중 2알은 날달걀로 먹는 특이한 식습관도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27년간 진료를 맡은 주치의는 모라노 할머니가 오전에는 달걀, 점심에는 오믈렛, 저녁에는 닭고기를 먹었다고 밝혔다.

긴 수명만큼이나 개인의 역사도 파란만장했다.

모라노 할머니는 남편과 헤어져 홀로 지내온 것도 장수의 비결이라고 꼽았다.

유일한 자녀였던 아들이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1년 뒤 남편과 별거했다. 남편은 폭력적이었고 결혼생활은 결코 건강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75세까지 일을 계속 한 모라노 할머니는 “누구에게도 지배당하고 싶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