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독교인 테러 위협 속 삼엄한 부활절

입력 2017-04-17 00:01
이집트 콥트 정교회 신도들이 15일(현지시간) 알렉산드리아의 세인트 마크 성당의 부활절 전야 미사에 참석해 최근 테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간) 최악의 연쇄 폭탄 테러를 겪은 이집트 기독교도들이 16일 공포와 애도 속에 부활절을 맞았다. 외신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부활절 전 주일(종려주일)을 피로 물들인 연쇄테러 이후의 첫 주일이자 기독교 최대 기념 절기 중 하나인 부활절을 맞아 이집트 전국의 기독교인들이 다시 교회에 모였다.

또 다른 추가 테러 위협과 불과 1주일 전 45명의 동료 신자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신자들은 부활절 예배와 행사를 진행했고,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테러 여파로 시종 삼엄한 경계 속에 맞이한 부활절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집트의 기독교 분파 콥트 정교회의 타와드로스 2세 교황이 15일 부활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카이로의 세인트 마르코 성당에 입장할 때 최소 8명의 무장 경호대가 주변을 경비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앞서 이집트 내무부와 치안 당국은 전국 경찰에 부활절 경계령 수준을 더 높이고 교회 시설 반경 400m 이내의 경계를 한층 더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주말 동안에는 아예 모든 기독교 시설 인근에서 차량 접근을 봉쇄했다.

타와드로스 2세는 부활절 전야 미사 설교에서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말을 전하면서 “추가 테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활절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부활절 아침 예배와 접견도 그대로 거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국가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정착한 콥트 정교회는 전체 인구(8700만명)의 10%를 차지한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2013년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소수종교인 콥트 기독교도를 겨냥한 테러 공격을 계속해 왔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