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이철성 프로필에 ‘경찰청장 후보 추천 OK’ 메모

입력 2017-04-17 05:02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이철성(59) 현 경찰청장의 프로필 서류에 ‘경찰청장 후보 추천 (OK)’이라고 적힌 메모지를 붙여둔 사진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 측근인 김모씨에게서 확보한 사진 파일과 그의 진술조서를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공판에서 증거로 제시했다. 특검팀이 제시한 사진에는 이 청장의 프로필을 출력한 문서에 “경찰청장 후보 추천 (OK)”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김씨는 특검 조사에서 “포스트잇 글씨는 최씨 필체가 맞다”며 “평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문서를 최씨에게 보내면 최씨가 그걸 수정해서 주기 때문에 (필체를)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갖고 있던 사진에는 각종 인사 서류에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중’ ‘재추천’ 등 최씨 필체로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다. 특검은 이 사진을 최씨 조카 장시호(39)씨 측을 통해 입수했다.

다만 특검은 최씨가 실제 인사에 개입했는지 등은 규명하지 못했다. 이 청장은 지난 2월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특검에서 사실관계를 신속·명확하게 밝혀 경찰 조직과 개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길 기대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