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계 女초등생 피살에 日 충격… 범인은 학부모회장

입력 2017-04-14 21:17 수정 2017-04-15 00:53

베트남계 여자 초등학생이 자신의 학교 학부모회장에게 살해된 사실이 드러나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NHK방송은 지바현 아비코시에서 지난달 행방불명된 베트남 출신 린(9·사진)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부동산 임대업자 시부야 야스마사(45)가 체포됐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바현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린의 소지품에서 DNA 성분을 추출해 분석, 시부야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린은 지난달 24일 학교 종업식 참석차 집을 나선 뒤 종적을 감췄다.

린의 부모는 10년 전 일본에 이민 온 베트남인이다. 린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죽을 만큼 괴롭다”며 우는 부모의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일본 전역에선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하지만 린의 시신은 이틀 후 집에서 12㎞ 떨어진 다리 밑 배수구 주변에서 목 졸린 흔적과 함께 나체로 발견됐다.

시부야는 자녀 두 명을 린과 같은 초등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였다. 학부모회장까지 맡아 학생의 등하교를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부야는 학교 측이 마련한 린의 장례식에 “아이가 독감에 걸렸다”며 참석하지 않았지만 사건 후에도 평소처럼 등하교 지원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입학식에선 학부모 대표로 축사도 했다. 심지어 린의 가족을 위한 항공비용을 마련하자며 모금 활동까지 펼쳤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인종차별적 혐오범죄 등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시부야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은 시부야의 차량 2대를 압수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