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장래희망 순위에 ‘연예인’이 빠지지 않은 지 오래다. 부모가 나서서 아이를 연기학원에 보내는 풍경도 흔해졌다. 그만큼 아역배우 경쟁은 치열해졌다. 그 가운데 ‘스타’가 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웬만한 노력과 실력 없이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최근 아역 출신 배우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심은경(23) 유승호(24) 김소현(18) 이현우(24) 여진구(20)….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당당히 배우로 자리 잡은 이들이다. 푸릇푸릇한 나이임에도 상당한 연기 경력을 지닌 베테랑들에게 러브콜이 쏟아지는 건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MBC ‘대장금’(2003)으로 데뷔한 심은경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써니’(2011·누적 관객수 736만명) ‘수상한 그녀’(2014·865만명) 등 흥행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다섯 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났다. ‘널 기다리며’ ‘부산행’ ‘걷기왕’과 목소리 출연한 ‘로봇, 소리’ ‘서울역’ 등이다. 올해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조작된 도시’에 이어 오는 26일 ‘특별시민’을 선보인다.
선거판 뒷이야기를 다룬 영화 ‘특별시민’에서 심은경은 선거전에 갓 입문한 광고 전문가 박경 역으로, 최민식 곽도원 라미란 등과 호흡을 맞췄다. 기존의 사랑스러움과 발랄함을 벗고 한층 성숙해진 이미지를 입었다. 심은경은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끌렸다”며 “선배들과 함께 연기한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떠오르는 샛별’ 김소현은 MBC 새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남녀주인공으로 만났다. 여섯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같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인연도 있다. 유승호는 한국나이로 여덟 살이던 2000년 특집극 ‘가시고기’(MBC)로, 김소현은 2006년 ‘드라마시티-십분간, 당신의 사소한’(KBS2)로 처음 대중에 얼굴을 비췄다.
오는 5월 10일 첫 방송되는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유승호)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자 이선 역의 유승호와 훗날 중전이 되는 한가은 역의 김소현은 극 중 애틋한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데뷔 13년차에 접어든 이현우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 중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MBC·2007) ‘적도의 남자’(KBS2·2012),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연평해전’(2015)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천재 작곡가 강한결 역을 맡아 상대역 조이(레드벨벳)와 로맨스를 그려나간다.
여진구는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기대주로 꼽힌다. 여심을 설레게 하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누나 팬들에게까지 ‘오빠’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영화 ‘새드무비’(2005)로 데뷔한 그는 ‘해를 품은 달’(MBC·2012)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등에서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여진구는 ‘그거너사’ 후속으로 오는 5월 22일 방영되는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를 통해 SF 추적극 장르에 도전한다. 비슷한 시기 영화 ‘대립군’ 개봉도 앞두고 있다. 임진왜란 배경의 영화에서 이정재 김무열 등과 호흡한 여진구는 “힘든 촬영 기간 내내 선배들께서 언제나 저를 돌봐주신 느낌”이라고 전했다.
글=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심은경부터 유승호까지… 잘 자라줘 고마운 ‘국민동생’들
입력 2017-04-17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