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달’ 엔켈라두스 생명체 존재 가능성 높다

입력 2017-04-14 18:14 수정 2017-04-14 21:19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Enceladus)’에 생명의 기원인 수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엔켈라두스는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13일(현지시간) 나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인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2015년 관측한 엔켈라두스의 물기둥(수증기로 된 기둥)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전체 부피의 최대 1.4%가 수소, 0.8%가 이산화탄소이며 메탄과 암모니아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물기둥은 얼음으로 된 엔켈라두스 표면 아래 바다에서 분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온·고압의 바닷물과 암석층 사이의 열수 반응으로 수소가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화학 반응을 일으켜 미생물의 필수 에너지원인 메탄을 생성한다. 이 때문에 이번 발견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직경 500㎞로 토성에서 6번째로 큰 위성인 엔켈라두스는 그간 생명체를 탐지할 가능성이 높은 천체로 주목받았다. 엔켈라두스 남극에 약 5㎞ 두께의 얼음 표면이 있고 그 아래 65㎞ 깊이의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헌터 웨이트 박사는 “이제 엔켈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성”이라며 “미생물에게 엔켈라두스의 바다는 캔디 가게와 같다”고 말했다. 나사의 카시니호 프로젝트 책임연구원 린다 스필커는 “엔켈라두스는 지구처럼 생명 유지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에너지원 발견은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확인한 큰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나사는 또 허블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도 또 다시 물기둥 분출을 포착했으며, 유로파의 얼음 표면 아래에 지구의 바다보다 소금 성분이 2배 많은 바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2020년대에 엔켈라두스와 유로파에 탐사선을 보내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고 물기둥 시료를 채취하는 등 생명체 존재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글=신훈 기자 zorb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