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핵항모 칼빈슨호가 한반도 주변에 배치됐는데도 북한은 이르면 주말에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에 보란 듯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 GBU-43을 아프가니스탄에서 터뜨렸다. 또 미 NBC방송은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주말에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NBC는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는 확신이 들면 선제타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를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된 구축함 2척이 파견됐고, 그중 한 척은 북한 핵실험장에서 480㎞ 거리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다른 관리를 인용해 “선제타격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무력시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 폭격에 이어 이날 초대형 폭탄 GBU-43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근거지에 투하했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이 폭탄은 핵무기를 제외하면 실전에서 사용된 폭탄 중 위력이 가장 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고속도로 구조대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GBU-43 투하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며 “북한은 문제이고, 그 문제는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사설에서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하면 원유 공급 제한 조치가 다음 단계”라고 경고하는 등 중국 쪽의 대북 압박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주변국들도 한반도 상황에 촉각을 세웠다. 중국인권민주화운동 정보센터는 중국이 북한 상황에 대비해 잠수함 20척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한반도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고, 일본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데 이어 이날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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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일촉즉발’ 긴장 고조] 美, 화력시위… 초강력 폭탄 첫 투하
입력 2017-04-14 18:02 수정 2017-04-14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