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한화, 항공사 투자했다는데…” 업계 긴장

입력 2017-04-15 05:00

한화그룹이 지역기반 저비용항공사(LCC)에 16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화는 단순한 투자일 뿐 전격적인 항공사업 진출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다만 먹거리 부족으로 출혈경쟁에 시달리는 항공사는 민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역공항을 중심으로 한 LCC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 한화의 투자가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사 ‘케이에어’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키로 했다. 총 투자비용은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화가 항공사업에 진출할 경우 이미 LCC를 운영 중인 한진, 금호아시아나 그룹 등과 대기업 간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LCC 등에 재무적 투자를 함으로써 수익을 얻기 위한 차원”이라며 “항공사업 진출은 분명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한화테크윈이 LCC 항공기에 투입되는 엔진(GTF·LEAP)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행보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항공 엔진 부문 매출 비중이 40%에 달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소형항공사 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크다. 강원도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한 플라이양양, 경북 포항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에어포항,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남부에어 등 지역기반 항공사는 현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저유가와 저환율, 이용자 증가로 연 20%대 양적 성장을 이룬 LCC의 성공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의 운송사업 면허 기준(자본금 150억원·항공기 3대 도입)을 충족하려면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아 수익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국토부에 신규 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한 플라이양양은 지난 2월 사업성 부족으로 신청이 반려됐고, 이달 중 다시 도전키로 했다. 일각에선 항공업계 출혈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