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들, 시작부터 꼬이네

입력 2017-04-15 05:00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 선두타자 더스틴 가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류현진은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시즌 두 번째로 등판해 4⅔이닝 4실점으로 5회를 넘기지 못하고 2패째를 떠안았다. AP뉴시스
올 시즌 초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주춤하다. 류현진(30·LA 다저스)은 수술 후 구위가 예전같지 않으면서 승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고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난타를 당하는 중이다.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 변변한 출장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4⅔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으며 4실점했다. 다저스가 0대 4로 패해 류현진은 아직 승리 없이 시즌 2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79, 시즌 피안타율도 0.316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류현진의 구위 저하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즈전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0.4마일(약 145㎞)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선 89.6마일(144㎞)에 머물렀다. 두 경기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의 어깨 수술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술 전인 2014년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1.6마일(147㎞)이었다. 미국 일간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은 5회 들어 기력이 떨어졌다. 수술 전과 비교해 다른 유형의 투수가 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발진에서 탈락할 가능성까지 생겨나고 있다. 스포츠매체 SB네이션은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남으려면 더 나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은 “실점이 너무 많았던 것과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도 5회 이상 막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오승환도 ‘파이널 보스’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투구를 보이고 있다.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개막 후 4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9.64에 달한다. 통계를 보면 오승환의 부진은 밋밋해진 슬라이더 때문이다. 지난해 0.164였던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올해 0.500으로 뛰었다.

김현수는 오른손 투수가 나올 때만 출장하는 플래툰 시스템에 묶여 좀처럼 타석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나오지 못하는 등 올 시즌 팀의 8경기 중 3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김현수 대신 출장하고 있는 신예 트레이 만치니가 지난 13일 하루 2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3할 타율에 근접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벅 쇼월터 감독으로서는 타자 운용의 여지가 넓어졌다. 소속팀도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어 당분간 김현수의 뜸한 출장이라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14일 LA 에인절스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다만 시즌 타율은 0.258(31타수 8안타)에 그쳐 천문학적인 몸값(7년 1억3000만 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불운에 울고 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6경기에서 타율 0.37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11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미네소타는 타선 부진을 메우기 위해 마이너에서 야수 한 명을 부르기로 했다. 성적만 보면 박병호가 미네소타의 콜업 ‘0순위’지만 엇박자가 났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