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반문(반문재인) 정서 극복과 내부 갈등 해소, 호남 민심 회복은 문 후보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반문 정서는 문 후보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14일 “지역구에 가보면 반문 정서가 만만치 않다”며 “안 후보 지지층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한 이후 ‘나도 적폐 세력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반문 정서에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유 없는 미움’이 반문 정서의 핵심이라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강력한 재벌개혁 예고에 대한 경제계의 불안감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북한 먼저 가겠다”는 문 후보 발언에서 야기된 보수층의 ‘안보 불안감’도 대선이 다가올수록 반문 정서를 더욱 자극한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선대위가 ‘적폐 세력’ 프레임을 버리기로 한 것도 반문 정서 극복을 위해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적폐 청산 기조는 유지하지만 적폐 세력 등 중도층의 반감을 자극할 수 있는 용어는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최근 ‘말 바꾸기’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북한이 핵 도발을 계속하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과 캠프 간 내부 갈등도 진행 중이다. 문 후보가 지난 10일 첫 선대위회의에서 “통합과 화합에 저해되는 걸림돌은 직접 치우겠다”고 진압에 나서면서 표면적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추미애 대표의 선대위 인선에 대한 문 후보 측 임종석 비서실장의 공개 비판과 추 대표의 임 실장 사퇴 요구 등을 놓고 앙금은 완전히 씻기지 않은 분위기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대표의 권한을 깎아내린 것을 추 대표가 참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고, 캠프 관계자는 “후보 비서실장을 대표가 마음대로 임명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호남은 가장 난도가 높은 과제다. 한국갤럽의 주간 호남 지지율 조사에서 문 후보는 5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1∼13일 이뤄진 조사에서 문 후보는 호남에서 47%를 기록해 4주 전 조사(33%) 대비 14% 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 호남 지지율은 17%에서 36%로 배 이상 뛰어올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호남은 늘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줬고,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는 90% 넘는 지지를 얻었다”며 “현재 문재인과 안철수로 양분된 호남 민심을 문 후보로 집결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설명했다. 선대위는 호남 민심을 되찾기 위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 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집권 가능성은 물론 집권 후 안정적인 국정운영 주체가 바로 민주당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안 후보 지지가 결국 ‘보수의 역선택’에 편승하는 것이라는 프레임도 적극 설파하고 있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문재인 ‘세 고개’ 넘어야 청와대 간다
입력 2017-04-1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