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처지는 조금 다르지만 공통의 숙제를 안고 있다.
우선 낮은 지지율이다. 홍 후보는 지지율 7∼8%대에 묶여 있고, 유 후보도 2∼4%대를 헤매고 있다. 온건 보수 민심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와 유 후보가 안보 이슈를 강조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만큼 안 후보를 공격하는 것도 떠나간 보수 민심을 되찾기 위한 의도다.
두 번째 산은 ‘상대방’이다. 보수 성향의 후보가 둘이 나오자 가뜩이나 왜소해진 보수 지지층이 뭉치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보수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들이 ‘문재인·안철수’ 때리기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향해서도 가시 돋친 말을 던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배신자”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고, 유 후보는 홍 후보를 “재판받아야 하는 형사 피고인 신분”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 번째 산은 선거자금이다. 지지율이 낮은데도 선거자금을 마음대로 쓰기가 쉽지 않다. 대선 득표율 10% 미만이면 선거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10∼15%면 절반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의 아킬레스건도 있다. 홍 후보는 비호감도가 높은 게 부담이다.
보수층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막말 논란’ 등이 일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 후보는 일부 보수층의 거부감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의 본산이라는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는 유 후보로서는 아픈 지점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홍준표·유승민 ‘세 고개’ 넘어야 청와대 간다
입력 2017-04-14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