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기적’을 일군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평양에서 열린 2018 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를 치르고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윤 감독은 “27년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했다. 그때 5·1경기장에서 경기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그런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 여자축구는 북한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의 강호다. 대회 전 북한과의 상대 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크게 밀린 한국은 북한의 벽에 막혀 본선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북한을 맞아 투혼을 발휘해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3승1무(승점 10점)를 기록한 한국은 북한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한국 +20, 북한 +17)에서 앞서 조 1위에게만 주어지는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따낸 한국의 다음 목표는 2019 프랑스여자월드컵이다. 한국은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8개 참가국 중 5위 안에 들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2003년 미국월드컵과 2015년 캐나다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한다.
윤 감독은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앞으로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은 황금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 U-20 월드컵 3위 세대인 지소연과 그해 U-17 월드컵 우승 세대인 이금민, 장슬기 등이 건재하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 앞으로 체력과 조직력을 더 다진다면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던 2015년 대회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선수들은 14일 개막하는 2017 WK리그에서 활약하며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女축구대표팀 “월드컵 열망 강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입력 2017-04-13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