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 후보들은 13일 서울 마포구 SBS공개홀에서 열린 첫 합동 TV토론회에서 사안마다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세탁기 논쟁’을 벌이며 범보수 진영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한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고 했는데 많은 국민은 형사피고인인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홍 후보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판결문을 보라”고 응수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고장난 세탁기 아니냐”며 유 후보와 협공을 펴자 홍 후보는 “삼성 세탁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주적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니냐. 문 후보를 공격하라”고 화살을 돌렸다.
두 사람은 서로를 ‘강남좌파’ ‘극우수구’로 호칭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우파 경제정책을 하다 강남좌파로 돌아서 정책적 배신을 했다”며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이었으면서 탄핵해 인간적 배신을 했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정치적 배신을 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극우수구라는 주장에 동의 안 하는 것처럼 저도 강남좌파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 안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는 북핵 문제 등 안보위기 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가 “지금의 안보위기는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간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퍼준 게 핵 개발로 돌아온 것”이라고 하자,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간 북핵 위협 해결을 위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또 홍 후보의 ‘주적론’에 대해 “제가 왜 주적이냐”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친북좌파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 해법을 놓고 대립했다. 문 후보는 “연장근로를 줄였을 때 줄어드는 임금을 보전할 대책이 있느냐”고 공격했다. 반면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법정근로시간’ 개념을 비판했다. 심 후보는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인데 민주당은 연장근로를 포함해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이라고 한다”며 “노동시간 단축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도 “예전 민주당 대표를 할 때 당 강령에서 5·18정신과 6·15선언을 삭제하라고 한 적 있지 않으냐”고 공격했다. 안 후보는 “실무선의 논의 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이 나온 것”이라며 “잘못 알려진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안 후보는 자신의 핵심 콘텐츠인 과학기술 정책으로 문 후보를 몰아세웠다. 안 후보는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의견과 여러 시도를 다양하게 하자는 의견 중 어느 쪽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가 “단기 실적에 급급하지 말고 기다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정책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기다리는 거냐”며 날을 세웠다.
심 후보는 안 후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관련해 말 바꾸기를 했다고 공격했다. 심 후보는 “사드를 반대하던 분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굉장히 충격받았다”며 “정치적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일관성 없는 시각을 갖고 이 위기를 구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욕먹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최적의 대응을 하는 게 국가 지도자의 자질”이라고 반박했다.
백상진 권지혜 기자 sharky@kmib.co.kr
[5당 후보 첫 TV 토론회]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날카로운 신경전
입력 2017-04-13 18:46 수정 2017-04-13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