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7일 앞두고 치러진 4·12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엇갈린 표정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등 6곳을 싹쓸이한 것에 대해 “TK 지역 지지세가 완전히 회복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반면 TK에서 전패한 바른정당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추격 의지를 다졌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13일 페이스북에서 “한국당의 완벽한 부활이다. 이 기세를 몰아 5·9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집계와 달리 숨은 민심이 어제 다 나왔다”고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재보선 결과에 대해 “홍 후보 중심으로 범우파세력들이 다시 한 번 결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탄핵 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서 기사회생한 여파를 몰아 보수 주도권을 꿰차겠다는 계산이다.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재원 한국당 의원(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잠깐의 부동표(浮動票·떠도는 표)적 성향일 뿐 시간이 지나면 상당 부분 빠져 홍 후보에게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바른정당은 창당 80일밖에 안 된 신생정당인 만큼 주눅 들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신생정당으로서 한계는 인정하면서도 재보선과 대선 표심이 다른 만큼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보수정당 ‘TK 재보선’ 명암
입력 2017-04-13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