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후보 첫 TV 토론회] “美의 대북 선제타격 막아야” 한목소리

입력 2017-04-13 17:51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왼쪽부터)가 13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 준비를 위해 좌석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5당 후보들이 13일 열린 첫 TV토론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실제 타격이 이뤄졌을 경우 대응책에 대해선 견해차가 드러났다. 대체로 미국과의 대화를 최우선 조치로 꼽았고, 북한과의 대화 여부는 의견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한국기자협회·SBS 초청으로 마련된 합동토론회에서 ‘미국이 북한에 선제타격을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우리의 동의 없는 미국의 일방적 공격은 안 된다’고 알리고 선제공격을 보류시키겠다”며 “그 다음엔 전군에 비상명령을 내리고 국가비상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핫라인을 비롯한 여러 채널로 미국의 선제타격 빌미가 되는 도발 중단을 요청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과도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선제타격 예방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안 후보는 “최우선으로 미국, 중국 정상과 통화하겠다”며 “와튼스쿨 동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조치로는 “북한이 즉각 도발을 중지하라는 성명을 내고, 군사 대응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홍 후보 역시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 측도 마찬가지”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선제타격이 이뤄지면 전군에 비상경계태세를 내리고 전투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국토수복작전에 즉각 돌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선제타격은 북한이 우리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을 때 하는 예방적 자위조치”라며 “한·미 간에 긴밀히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안보를 중시하는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타격을 한다면 한·미 간 충분한 합의 하에 모든 군사적 준비를 다 한 상태에서 해야 하고, 우리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충분히 갖추고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막겠다는 전제가 깔린 답변으로 해석된다.

심 후보는 “먼저 특별담화를 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며 “미·중 정상과 통화하겠다. 필요하면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평화 원칙을 설파하고, 국민 안전을 위한 비상조치를 취하겠다. 정부를 비상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