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후보 첫 TV 토론회] 문재인 “安, 적폐세력과 연대”-안철수 “文 손 잡으면 죄 없어지나”

입력 2017-04-13 18:17 수정 2017-04-13 18:30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왼쪽부터)가 13일 한국기자협회·SBS 주최로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른바 ‘적폐 연대’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적폐 연대 논란은 문 후보가 안 후보의 중도·보수 행보를 비판하며 꺼낸 용어다. 논쟁은 다시 야권 연대 여부로 확전되면서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안 후보는 13일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합동토론회 중 자신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문 후보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저를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것”이라며 “그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죄냐”며 “국정농단의 적폐 세력은 구여권 정당들”이라고 응수했다. 적폐 연대 비판은 안 후보 지지층이 아닌 자유한국당·바른정당과의 연대 움직임을 지적한 것이라는 의미다.

안 후보는 “저는 자강론을 주장했다. 연대 없이 끝까지 간다”며 연대론을 부인했다. 이어 “북한이 촛불집회를 우호적으로 보도하면 촛불집회 참가자가 북한과 가까운 거냐”고 되물었다. 설사 구여권이 안 후보를 지지한다 해도 안 후보가 적폐 세력은 아니라는 뜻의 비유다.

문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좋다. 자유한국당 사람들이나 극우 논객의 안 후보 사랑을 짝사랑이라고 치자”면서도 “하지만 국민의당은 그들과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연대를) 안 하겠다고 해서 내가 후보가 됐다”고 반박했지만 문 후보는 “(연대 추진이) 사실이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안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그는 “문 후보 캠프 사람 중 박근혜정부 탄생에 공을 세운 사람이 많다. 문 후보랑 손잡으면 죄가 사해지느냐”고 공격했다. 이번엔 문 후보가 “안 후보 말이야말로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랑 함께하는 사람 중에 국정농단 세력에 관여한 사람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논쟁은 야권 연대로 확산됐다. 안 후보는 “그럼 문 후보는 왜 저랑 연대하자고 하느냐. 그러면 (제 죄도) 사해지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적폐 청산 대의에 함께하면 야권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안 후보야말로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겠다면서 통합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겠다는 안 후보의 입장을 지적한 것이다. 안 후보는 “합당하지 않고 협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지만 문 후보는 “협치, 협치 한다고 협치가 이뤄지느냐”고 공격했다.

안 후보는 다시 보수 표심을 염두에 둔 듯 문 후보에게 “유승민 홍준표 후보는 둘 다 적폐 세력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적폐 세력 출신이라고 본다. 홍 후보는 (적폐 세력임을) 피할 수 없고, 유 후보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두 후보는 토론 내내 서로 말이 겹칠 정도로 격렬하게 논쟁했다. 적폐 연대 논쟁이 상대방의 확장성을 경계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준구 정건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