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K리그 클래식의 축구클럽들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A대표팀의 부진과 더불어 한국축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 ACL에는 수원과 서울, 울산 제주 등 네 팀이 조별리그에 참가해 16강을 노리고 있다. 2승2무를 거둔 수원만이 G조 1위에 올라섰을 뿐 울산과 제주(이상 1승1무2패), 서울(1승3패)은 모두 조 3위로 탈락권에 머물러 있다.
가장 큰 부진 원인은 K리그 선수 유출 가속화로 인한 전력 약화를 꼽을 수 있다. 다수의 뛰어난 K리그 출신 선수들이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은 슈퍼리그, 정성룡(가와사키) 김승규(빗셀 고베) 권순태(가시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은 J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한축을 담당했던 외국인 공격수 아드리아노가 중국리그로 떠난 뒤 공격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단순히 사령탑들의 지략과 남은 선수들의 전력만으로는 ACL 상대팀들과 맞서기가 버거워진 것이다.
지난해 ACL 우승팀 전북이 빠지고, K리그 챔피언 서울이 주춤하면서 전체적으로 한국 클럽들의 하향평준화가 도드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은 심판 매수 파문의 여파로 올해 ACL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서울은 3차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ACL 무대에 나선 제주는 각 리그마다 다른 축구스타일에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등 경험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제주는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1위(3승2무·승점 11)를 달리고 있는 팀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다.
K리그 클럽들은 ACL 조별리그 2경기씩을 남겨두고 있어 최종 탈락이 확정된 건 아니다. 최종 6차전에서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누적된 악재로 인해 ACL에서의 행보에는 불안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한국 클럽들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핵심 선수 유출 가속화로 전력 약화… K리그, 亞챔스리그서 혼쭐
입력 2017-04-13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