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왕조 삼성 라이온즈가 추락하고 있다.
12일 현재 삼성은 7연패를 당하며 1승9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삼성이 개막 후 10경기에서 이런 처참한 성적을 거둔 것은 1982년 창단 후 처음이다. 1995년 2승 8패가 종전 개막 후 10경기 최소 승률이었다. 7연패도 10년 만이다.
타선은 빈약하고 마운드는 무너졌다. 타선의 경우 클린업트리오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중심 타선 타율이 0.184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마운드는 난타 당하기 일쑤다. 삼성 선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22로 7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6.11로 9위까지 떨어져 있다. 수비도 불안해 실책이 11개로 한화 이글스(12개) 다음으로 많다.
라인업을 보면 2010년대 초 왕조를 구축하던 선수들은 오간데 없다. 이승엽만 홀로 남아 있을 뿐 박석민(NC)과 채태인(넥센), 최형우(KIA)는 팀을 떠났다. 선발진에선 윤성환과 장원삼이 건재하지만 위력은 크게 줄었다.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였던 불펜도 트레이드와 은퇴 등으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문제는 어느 구단이나 맞닥뜨릴 주전 공백에 대비할 유망주 성장이 더디다는 점이다. 구자욱을 제외하고 팀 내에서 주된 역할을 해주는 젊은 선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의 몰락은 인색한 투자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2000년대 초반 막강한 자금력으로 김기태, 임창용, 심정수, 박진만 등 특급선수들을 데려왔으나 ‘싹쓸이’ 논란이 일자 트레이드 및 투자에 주춤했다. 여기에 2015년부터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뒤에는 투자 자제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외국인 흉작으로 9위까지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삼성이 올해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하는데 쓴 돈은 250만 달러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7위다. 투수 페트릭은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최저인 45만 달러에 사인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년만에 처참하게 무너진 ‘삼성 왕조’
입력 2017-04-1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