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만 억울한 게 아니에요. 저희도 억울해요.”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기상청의 미세먼지 예보가 나올 때마다 죄짓는 기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중 하나로 석탄화력발전소를 꼽아서다.
현재 민간발전사들의 설비 중 석탄화력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다. 2015년 기준 국내 발전원별 전력 비중에서도 석탄화력발전은 39.4%로 1위다.
전력 공급의 1등 공신이지만 봄만 되면 미세먼지 때문에 좌불안석이다. 한 민간발전소 측은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과 겨울에 대비해 발전사들은 발전소 가동을 부분적으로 멈춘다”며 “지난겨울 100% 가동하던 것을 현재는 80%만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정을 호소해도 석탄발전소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지역별 석탄화력발전의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량을 보면 충남 지역의 미세먼지 배출량의 34%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에는 국내 화력발전소 59기 중 절반이 넘는 29기가 몰려 있다.
주장이 엇갈리면서 정부 정책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중국발 미세먼지,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및 생활먼지 등을 꼽았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20기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지난 3일엔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에서 당진에 건설하는 580㎿급 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2기 건립계획을 가결했다. 또 다른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차라리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에 미세먼지가 생긴다고 얘기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면서 “부처마다 입장이 달라 눈치만 보인다”고 호소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비즈카페] 고등어 이어 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주범? 억울합니다”
입력 2017-04-1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