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이지스함, 北 미사일 요격할 수 있을까

입력 2017-04-13 18:05 수정 2017-04-14 16:44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즉각 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한반도 인근에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함을 배치했다. 또한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접근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구축함 웨인메이어함과 순양함 마이클머피함도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공격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침략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강도 높은 경고를 해온 미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미사일 요격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예비역 공군 소장)은 13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이나 함경남도 화대군 무수단리 동해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요격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수차례 미사일 발사를 한 곳이라 미국은 미사일 궤적을 포함한 상세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창리에서 발사할 경우 주변국 영공을 피해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각도는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2012년 4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발사 당시 미국은 예상 비행경로에 이지스함을 배치한 바 있다. 당시 은하 3호가 폭발해 실제 요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북한 미사일 요격에는 SM-3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 배치된 SM-3 블록1A의 요격 고도는 500㎞, 지난 2월 3일 요격 실험에 성공한 SM-3 블록2A의 요격 고도는 1500㎞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에 따르면 요격률은 84%에 달한다.

요격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이용해 KN-08이나 KN-14 등 장거리 미사일을 기습 발사한다면 요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전 탐지가 안 돼 SM-3가 탑재된 이지스함이 요격 가능한 위치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북한 미사일의 궤적이 불규칙할 경우 정확한 타격이 어렵다.

요격 시도가 실패할 경우 역효과가 만만치 않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대한 신뢰도가 실추되고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군사적 수단 하나를 잃게 된다. 한국에 배치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때문에 미국이 실제 요격에 나설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