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퀄컴 특허료 8억달러 돌려받는다

입력 2017-04-13 18:28
블랙베리가 퀄컴에 냈던 특허사용료 중 8억1490만 달러(약 9290억원)를 돌려받게 됐다. 퀄컴이 과도하게 많은 특허사용료를 책정했다는 이유에서다. 퀄컴의 ‘특허 갑질’에 곳곳에서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퀄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블랙베리는 12일(현지시간) 퀄컴으로부터 특허사용료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구속력 있는 중재’ 결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퀄컴이 불만이 있더라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퀄컴과 블랙베리는 적정한 특허사용료에 대해 1년 동안 분쟁을 이어왔다. 블랙베리는 퀄컴으로부터 특허사용료와 이자, 변호사 비용 등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블랙베리가 돌려받는 금액은 지난해 매출의 3분의 2가량이다. 이날 블랙베리 주가는 19% 올랐다.

이번 결정으로 퀄컴의 특허사용료에 대한 애플의 소송도 물살을 탈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1월 퀄컴이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사용료를 청구했다며 10억 달러(약 1조143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은 이에 맞소송을 냈다. 퀄컴은 애플이 아이폰 제조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퀄컴에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퀄컴은 중국에서도 약 1조원의 벌금을 물었고 대만, 유럽연합(EU)에서도 특허권을 둘러싼 조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퀄컴이 애플에 독점적으로 칩셋을 공급하면서 자사 제품 사용을 강요했다는 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