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내부 상황 발설 선수, 과감히 조치할 것”

입력 2017-04-13 18:08 수정 2017-04-13 21:11
한국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은 13일 “한국 축구대표팀 기강 확립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대표팀 내부 움직임이 언론 등에 노출된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유럽파 점검 차원에서 영국으로 출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의 경기를 직접 관람했고, 독일에서 구자철과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의 몸 상태를 점검한 뒤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잘했던 것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팀 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소극적인 자세로 훈련하거나 팀 내부 상황을 외부로 발설하는 선수는 과감하게 조치하겠다. 팀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언급, 대표팀 내부에서 잡음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지난달 28일 시리아전을 앞두고 가졌던 전술미팅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몇몇 선수는 슈틸리케 감독이 시리아전과 무관한 전술 및 영상을 보여준 데 대해 불만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출장을 통해 해외파 선수들의 팀 분위기와 사정을 살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전술과 용병술 부재 등으로 도마 위에 올라 경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지난달 시리아와의 7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챙겼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유임 결정 덕분에 가까스로 사령탑 자리를 유지했다.

생명 연장에 성공한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핵심 자원인 유럽파 선수들과 만나 6월 재개되는 월드컵 최종예선 8∼10차전 준비 과정을 놓고 함께 대화하며 팀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까지 4승1무2패(승점 13)로 A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6월 13일 카타르와의 원정 8차전을 시작으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9, 10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은 앞선 경기들과는 다른 준비 과정을 거칠 것이다. 준비 기간이 어느 때보다 길다”며 “전술과 새로운 선수 실험 등으로 변화를 줄 것이다. 해외파 선수들도 현지 적응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