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가 지나는 강원도내 시·군마다 노선 조정과 역사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자체별 입장을 전달받아 조율 중이지만 각 시·군의 의지가 완강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3일 강원도와 철도노선 통과 시·군에 따르면 춘천시는 춘천역에서 우두동을 잇는 5㎞ 구간을 지하화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가로 철도가 건설되면 교각 높이가 소양2교보다 7m 이상 높아져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춘천 강북지역이 동서로 단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해당 지역의 지하화가 지형상 어렵다면 춘천역 위치를 이전해서라도 반드시 지하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구군은 지역균형발전과 향후 확장성을 고려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양구종합운동장 인근에 설치될 역사를 상리 송청택지 부근으로 옮겨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또한 인제군은 원통읍으로 예정된 역사를 인제읍과 원통읍 공통권역으로 조정해 양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화천군은 2000㎡ 규모의 역사 크기를 다른 시·군과 비슷한 2500㎡ 규모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철도노선 변경과는 별도로 간동면 역사 예정지에서 화천읍을 연결하는 지방도 461호선의 건설을 조기 추진해 줄 것을 도에 요청했다.
철도노선과 역사 위치는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도는 오는 5월 중 기본계획안을 갖고 시·군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토대로 도와 시·군,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8월쯤 기본계획을 확정하게 된다.
도 관계자는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당초 정해진 역사 위치와 노선을 지자체의 요구대로 쉽게 변경할 수는 없다”면서 “각 지자체와 조율을 거쳐 타당성이 있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서울에서 춘천∼화천∼양구∼인제를 거쳐 속초까지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는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춘천과 속초 93.95㎞ 구간에 2조631억원을 투입, 2024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고속열차가 건설되면 춘천에서 속초까지 25분, 서울에서 속초까지는 1시간15분만에 주파가 가능하다.춘천=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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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속초 동서고속철 노선 협의 ‘험난’
입력 2017-04-13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