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만이라도 배불리 먹고 공부하길… ” 부산대 ‘1000원짜리 행복한 저녁식사’

입력 2017-04-14 05:03
부산센텀병원 박종호 병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13일 부산대 전호환 총장(오른쪽 세 번째) 등과 함께 ‘1000원 저녁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대 제공

요즘 부산대 학생들은 선배와 학교 주변 상인 등의 기부금으로 1000원짜리 ‘행복한 저녁’을 즐기고 있다. 부산대는 중간고사 기간인 22일까지 학생들에게 구내식당 저녁식사를 1000원에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 또 기말고사 기간인 6월 7∼20일에도 저녁식사를 1000원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기간 학생들은 장전동 캠퍼스와 밀양 캠퍼스 등 5곳의 식당에서 평소 3000원에 판매하는 소고기덮밥, 돈까스 등을 1000원에 먹을 수 있다. 학교 측은 하루 1200∼1300명의 학생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에게 1000원짜리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학 선배와 독지가, 인근 상인 등의 후원 때문이다. 부산대 75학번인 부산센텀병원 박종호 병원장이 지난해 10월과 이날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내놨고 조경회사 대표 이미혜씨가 1000만원, 학교 주변 상인 등도 수백만원을 기부했다.

박 병원장이 저녁식사비를 기부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시험공부를 하던 후배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한 학생으로부터 “요즘 1000원짜리 식사도 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가슴이 아팠던 그는 “내년부터 저녁식사 한끼를 1000원에 먹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힘을 보태겠다는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