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잘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큰 것이 환자들의 마음이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투여를 일부 병원에서만 진행한다는 소식도 들려오자 환자들은 ‘정부에서 어떤 논의를 하는지도 알 수 없고, 환자 중심의 급여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중심, 아니 공무원 중심의 급여화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비통해 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정부의 치료약의 급여화 과정에 제약사와 정부만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왜 자신이 써야할 약이 보험이 안 되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치료약이 있다는 걸 몰랐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토로하는 환자들이 있는 게 현실이다.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는 ‘생명’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환자 A씨는 “오늘 아침도 여느 때와 같이 ‘면역항암제’로 검색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면역항암제를 이야기하면 따가운 시선을 받는데 다음에 진행될 약이 없는 환자들, 임상 참여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들, 항암제의 부작용이 너무 심해 더는 희망을 갖기 힘든 환자들, 쓸 수 있다고 해서 써보려고 하면 약값이 몇 백만원이라고 그래서 당일 입원처리라도 해주면 실비처리라도 할 텐데 병원에서는 당일 입원처리를 해줄 수 없다고 하는 환자들, 이런 사연 속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현실에서 투병중인 암환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고 자조 섞인 말을 했다.
특히 “약은 아픈 이들을 위해 개발했고, 정책은 국민을 위해 만드는데 우리 암환자들은 약이 필요한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안타까운 호소를 하고 있다.
환자 B씨는 “3세대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우리나라에 출시됐다. 이 새로운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매우 적고, 4기 암환자도 잘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2주 혹은 3주 간격으로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종류에 따라 350만원에서 900만원 가까이 치료비가 든다. 여기에 이런 저런 정밀 검사를 받고, 방사선 치료에 입원까지 하게 도면 한달에 1000만원은 우습게 들어간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암환우 및 보호자들은 집을 팔고 거리에 나앉게 되는가 하면, 좋은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비싼 약값 때문에 한 번 더 깊이 절망하는데 우리 암환우 및 가족들의 현실이다”라고 토로한다.
환자 C씨는 “국민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것일까.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면역항암제 건보 적용에 드는 추정 비용이 약 3000억원이라고 한다. 건보 재정을 확보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2017년 3월까지 9조원이 넘는 추가세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감기처럼 조금만 노력하면 자연치유가 가능한 질환들은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해 생기는 수익을 암이나 각종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에 생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폐암 뿐 아니라 다양한 암 종에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피눈물이 암환우나 가족들에게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치료제의 건강보험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들은 왜 면역항암제를 원할까. ‘살고 싶다’는 호소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가 살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처음 환자의 말처럼 약은 아픈 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때문에 돈이 없어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환자들의 요구이다.
조민규 기자
[암과의 동행] “아픈사람들 위해 藥 개발하지 않았습니까”
입력 2017-04-16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