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보험급여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두 품목은 환급형 위험분담제(RSA) 형태의 보험급여에 대해 타당성이 논의됐는데 참석위원들의 특별한 이견이 없이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약평위 통과로 급여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면역항암제는 큰 틀에서 심의된 상황에서만 말을 하면 두 품목 다 급여 하는 것에 타당성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약가협상 등 그 이후 부분은 절차가 남아있다”며 “급여기준 세부 안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세부 내용은 차이가 있겠지만 급여 하는 타당성에 대해서는 수용이 됐다. 면역항암제는 작년에 협의체도 했고 여러 차례 논의했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일정부분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약평위 심의를 거쳐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자문만 끝난 것으로 보면 된다. 이번 결과가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여, 비급여’여부가 결정됐다고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약평위 통과는 급여과정에서 가장 힘든 절차는 넘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후의 절차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의결, 보건복지부 장관 고시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제약사들이 급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약가협상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정심 역시 면역항암제의 사회적 요구가 큰 만큼 크게 반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면역항암제의 보험급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급여기준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옵디보가 허가사항에 없는 PD-L1 발현율 10%를 기준으로 급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키트루다의 경우 PD-L1 발현율 50%, 옵디보의 경우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허가를 받았는데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옵디보는 PD-L1 발현율 10%에 대해 급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옵디보 측은 허가사항과 다르고, 환자를 정해 급여해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 투약 후 효과가 없는 환자의 약제비를 제약사가 부담하는 성과기반형 위험분담제를 제시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옵디보 측은 발현율 10%를 적용할 경우 많은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급여에 따른 치료혜택을 볼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허가사항을 보면 ‘옵디보’는 2015년 3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악성 흑색종 2차 치료, 2016년 4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및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악성 흑색종 1차 치료에 동시 허가를 받았다.
‘키트루다’는 최근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이며,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고,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도중 또는 이후에 진행이 확인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투여 대상이 PD-L1 발현 양성(TPS 1% 이상)으로 확대됐다. 흑색종 1차 치료에도 승인을 받았다.
한편 면역항암제의 국내 급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적응증 확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옵디보는 미국 FDA로부터 2014년 12월 흑색종 허가 후 총 비소세포폐암(편평 및 비편평), 신세포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암, 방광암 등 6개의 암 종에 적응증을 획득했다. 또 현재 간세포암, 두경부암, 신장암, 위암 등에 대해 글로벌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보이’와의 병용요법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키트루다 역시 적응증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는데 최근 미국 FDA에 방광암 1, 2차 치료에 대한 허가자료를 제출했고, 간암·유방암 등 30여개 암 종에서 약 400건의 글로벌 임상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번 논의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방광암(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티쎈트릭’도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연구를 진행 중이고, 2017년 하반기에 시스플라틴을 쓸 수 없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시판까지는 3∼4개월여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광암에 대해서는 타사 제품들이 적응증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암과의 동행] 큰 힘 주는 보험 급여 면역항암제는 왜 복잡하게 진행되나
입력 2017-04-16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