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名門) 이화여대 분들을 이렇게 쭉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519호 법정.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은 최경희(55·구속 기소)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을 향해 울먹이며 말했다. 딸 정유라(21)씨의 이대 입학·학사 특혜 혐의로 최 전 총장 등과 함께 기소된 최씨는 “저희 딸과 공모를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특혜를) 부탁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유라라는 특정 학생의 고등학교 입학부터 졸업, 대학교 입학부터 각 과목별 성적까지 전부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소한 범죄를 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법정에 나온 이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정씨에 대한 범죄 혐의는 전부 부인했다. 최씨는 “입시 학원에서 승마 체육 특기생을 뽑는다고 해 지원한 5개 대학 중 한 곳이 이대”라며 “김 전 차관이 5군데를 어디 넣었냐고 물어보길래 그렇게 한 거지, 제가 이대를 꽂아서 해 달라는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면접에) 금메달을 갖고 가서 보여주라고 한 적도 없고 누가 그렇게 하라고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는 “유라는 독일 유학을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전혀 책임이 없다”며 “F학점을 받고 휴학하려 했더니 교수님들이 계속 공부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는 차원이었지 (성적을) 조작하려는 뜻은 없었다”고도 했다.
최 전 총장은 줄곧 최씨 시선을 외면했다. 최 전 총장은 “특검 조사에서 누누이 아니라고 했는데도 여기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재판부를 향해 “여자 대학의 특성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최순실 “유라는 전혀 책임이 없다” 울먹
입력 2017-04-12 19:14 수정 2017-04-12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