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채움공제 절반의 성공 그쳐

입력 2017-04-12 19:31

서울 잠실에 사는 서모(25·여)씨는 고용노동부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올해 1월 취업에 성공했다. 그의 첫 직장은 중소 마케팅 리서치 회사. 경험을 쌓아 한 단계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업무에 열심이다. 청년 목돈 마련과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적립 제도인 ‘청년내일채움공제’에도 가입했지만 이직이란 지향점은 변함없다. 서씨는 “청년내일채움공제가 이직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시행돼 10개월 차에 접어든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란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들이 매월 12만5000원씩 2년간 30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와 기업이 각각 600만원, 300만원씩을 보조해 목돈 1200만원을 마련토록 돕는 제도다.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청년층 사기 진작 면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중소기업 고용 유지란 측면에서 볼 때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책 수혜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경험을 쌓기 위해 중소기업에 가지만, 서씨처럼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2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자는 1만3838명이다. 제도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2년을 못 채운 이탈자도 같은 달 15일 기준 300명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유지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취지는 좋지만 고용정책 면에서는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며 “중장기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