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참석… 핵·미사일 메시지 없어

입력 2017-04-12 00:5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는 밤 11시쯤부터 23분간 이어졌다.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주로 내치(內治)와 관련한 5개 안건을 처리했다. 안건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내각의 2016년 사업정령과 2017년 과업, 2016년 예산 집행·결산 및 2017년 예산, 12년제 의무교육 실시에 대한 법령 집행 총화, 최고인민위원회 외교위원회 선거, 조직 문제 등이다. 북한의 핵무기 또는 미사일 등과 관련한 메시지는 없었다.

회의에선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에 이수용이 선출됐고 위원에는 이선권, 김계관이 임명됐다.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에 대한 인사조치도 발표되지 않았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개최에 앞서 김 위원장 노동당 제1비서 추대(4월 11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4월 13일) 5주년을 맞아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상임위원장, 황 총정치국장, 박 총리, 최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부위원장은 “김정은 동지를 우리 당과 국가 최고수위에 높이 모신 것은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앞길에 새로운 승리와 번영의 시대를 펼친 특기할 역사적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병진노선을 철저히 관철해 사회주의 군사진지를 철통같이 다지고 존엄 높은 핵강국, 군사강국의 위력을 끊임없이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에선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김 노동당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한 바 있다. 당시 이를 통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를 마감하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한편 북한은 이날 일본을 비롯한 외신기자들을 대거 평양으로 초청했다.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15일) 105주년 행사 취재를 위해 외신기자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만간 인민군 열병식 등에서 신형 미사일이나 무기를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012년 4월 13일 은하 3호 로켓 발사에 맞춰 외신기자를 불러들였으나 발사 자체는 실패했다. 이틀 뒤 김 주석 생일 100주년 행사에선 대규모 군 열병식을 개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건설에 공을 들인 여명거리를 소개하는 등 체제 선전 목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