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선 통합 후 이단문제 해결 가닥

입력 2017-04-12 00:01
한국교회연합 임원들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 총회 회관에서 임원회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목사)와의 통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단문제 등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한교연은 11일 서울 관악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 총회 회관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한기총과의 통합 추진을 결의했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회의 후 “한교연도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한기총과의 통합을 원한다”면서 “이영훈 대표회장과 지난 4일 모임에서 합의한 대로 양 기구의 통합을 추진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영훈 정서영 대표회장 등은 당시 모임에서 12일에 통합 선언을 하기로 합의했다. 선언문에는 ‘한기총의 7·7 개혁정관을 새 정관의 기본 골격으로 한다’ ‘기존 가입교단은 인정한다’ ‘직원은 승계한다’ 등 3가지를 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이단문제에 대해서도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한교연은 그동안 한기총 내 ‘류광수 다락방’ 등 이단문제 해결 없이는 통합 논의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재 다락방의 조직인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한기총에서 탈퇴했지만 다락방이 소속된 교단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양 기구의 통합추진위원장들은 최근 다락방 측에 한기총에서 자발적으로 탈퇴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회장은 “다락방 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통합 추진 선언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 “다락방을 이단으로 지목한 교단들이 한교연에 있는 만큼 이 대표회장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기총과 통합에 대해 한교연 내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바뀐 상태다. 한교연은 이단문제 등을 들어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교연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선 이단문제 해결, 후 통합’을 주장했지만 현재는 통합 후 해결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12일에 통합 선언을 하기로 합의했던 것과 달리 통합 추진 선언을 하는 것으로 수정한 데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정 대표회장은 “통합 선언은 대표회장도 선출하고 공동 정관도 만드는 등 통합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통합 추진 선언이 맞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원회에는 한교연 임원 104명 중 30명이 참석했으며 34명은 위임장을 냈다. 회의에선 정관을 개정, 대표회장 아래 상임회장을 두기로 했고 대표회장이 바뀔 때마다 교체하던 법인 대표이사를 3년마다 교체키로 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