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중인 담배(궐련) 연기에서 경고문에 표시되지 않은 발암성분 9개가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이 4개나 나왔다. 전자담배 연기에서는 포름알데히드 함량이 액상일 때보다 19배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 담배 5개 제품(디스플러스, 에쎄프라임, 던힐, 메비우스스카이블루, 팔리아먼트아쿠아5)과 전자담배 35개 제품을 수거해 연기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담배 유해성분을 조사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시중에 팔리는 담배에는 ‘담배연기에는 발암성 물질인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클로라이드 비소 카드뮴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식약처가 국제표준기구(ISO)와 캐나다 정부의 HC 분석법을 활용해 담배연기를 분석해보니 여기에 표시되지 않은 유해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은 개비당 각각 0.4∼0.5㎎, 4.3∼5.8㎎으로 담뱃갑에 표시된 수치 이내였다. 해외 유통 담배의 검출량과 비슷했다. 담뱃갑 경고문에 성분명이 표시된 1급 발암물질 벤젠 나프틸아민도 각각 13.0∼23.8㎍, 0.0076∼0.0138㎍이 나왔다. 비닐클로라이드 니켈 비소 카드뮴은 담뱃갑에 경고 표시가 돼 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대신 담뱃갑에 표시돼 있지 않은 유해물질이 추가로 검출됐다.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포름알데히드 벤조피렌 1,3-부타디엔 4-아미노비페닐 등 4개 성분이다. 1급 발암물질은 체내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 물질이다. 또 인체 암 유발 가능성이 있어 2B급으로 분류된 아세트알데히드 카테콜 스티렌 이소프렌 아크릴로니트릴도 나왔다. 발암 성분은 아니지만 페놀 톨루엔 아세톤 등 유해물질 18개도 연기 속에 녹아 있었다.
전자담배도 안전하지 않았다. 전자담배를 피울 때 들이마시게 되는 연기 중 니코틴 함량은 10번 빨아들일 때 0.33∼0.67㎎으로 일반 담배 1개비와 비슷했다. 전자담배에서도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와 유해성분인 니코틴 아세톤 프로피온알데히드 등이 검출됐다.
특히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는 기체 상태일 때 함량이 액상일 때보다 각각 19배, 11배 증가했다. 권경희 동국대 약학대학장은 “발암물질은 표시가 안 돼 있든 혹은 표시 범위 내에 있든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발암물질은 다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궐련담배 연기에 함유된 유해물질이 성분별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민태원 김동우 기자 twmin@kmib.co.kr
[투데이 포커스] “정말 끊어야겠네”… 담배 발암물질 9개 또 검출
입력 2017-04-12 00:02 수정 2017-04-12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