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銀 결국 경영공백 독립 첫해부터 ‘삐끗’

입력 2017-04-11 17:43
수협중앙회에서 54년 만에 독립한 수협은행이 첫해부터 ‘경영권 공백’에 빠졌다. 여섯 번이나 행장후보 선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직무대행체제로 출발하게 됐다. 정부와 수협중앙회의 힘겨루기 속에 ‘밥그릇 싸움’ ‘외압’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협은행은 11일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에서도 차기 은행장 후보 선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원태 현 행장은 12일 임기가 끝난다. 이 행장의 직무는 정만화 수협은행 비상임이사 겸 수협중앙회 상무가 대행한다. 행추위는 오는 20일 다시 회의를 열 계획이다.

행추위는 지난달 9일 후보 추천 절차에 들어갔고 재공모를 거쳐 지난달 31일, 이달 4일, 5일, 10일 등에 잇따라 회의를 가졌다. 이달 초 11명의 후보자를 3명까지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후보 1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부 추천 행추위원과 수협중앙회 추천 행추위원 사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압축후보 3명 가운데 현 행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추위는 정부 추천 3인, 중앙회 추천 2인 등 5인 가운데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최종후보를 결정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신속하게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경영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직무대행체제로 새 출발을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경영 공백과 그에 따른 피해가 생기면 그 책임을 행추위에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수협은행장 선출은 다음 정권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고 전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