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항공사들 국내선 운임 인상 ‘담합’ 논란

입력 2017-04-12 05:00

최근 항공사들이 잇따라 국내선 운임을 인상한 것을 두고 ‘담합’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부담이 커졌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운임 인상은 진에어가 촉발시켰다. 지난 1월 김포·부산·청주발 제주 노선의 주말·성수기 요금을 5%가량 올렸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4∼8%, 티웨이항공은 주말과 성수기 운임을 최대 11%까지 올렸다. 에어부산(1.3∼6.7%)과 제주항공(최대 11.1%)도 요금 인상에 동참했다.

저비용 항공사(LCC)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운임 인상안을 발표했다. 오는 18일부터 국내선 관광노선(내륙∼제주 한정)을 오가는 항공권 가격을 평균 5% 올리기로 한 것. 대한항공도 인상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지난 5년간 동결한 기본운임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현실적으로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87억원으로 2015년 514억원과 견줘 14.2% 늘었다. 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도 2015년에 비해 지난해 이익이 9.7∼400%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3배, 아시아나항공은 25배가량 영업이익이 늘었다.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한 운임 인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과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 공정위에 항공사 간 담합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도 “담합과 관련한 신고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0년 대한항공 등 국내외 21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담합 여부를 조사해 12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고 2015년 9월에는 같은 명목으로 아시아나항공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담합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한항공도 인상안을 쉽게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