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원 다시 보수 우위… 고서치 공식 취임

입력 2017-04-11 18:22
닐 고서치 신임 미국 연방대법관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부인 마리 루이즈가 받치고 있는 성경책에 손을 올리고,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을 향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뒤편에 서서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49) 연방대법관이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보수와 진보가 4대 4로 팽팽했던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로 기울어졌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개 취임식에는 트럼프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8명의 대법관 등이 참석했다. 고서치는 “위대한 나라의 헌법과 법률을 지켜내는 믿음직한 일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트럼프는 “아주 훌륭한 임명을 취임 100일도 안 된 내가 해냈다. 이 일이 쉽다고 생각하느냐”고 농담했다. 또 “고서치는 연방대법원 역사상 매우 훌륭한 대법관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백악관 취임 선서는 고서치의 멘토인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진행했다. 고서치는 앞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비공개 취임 선서도 했다.

지난 7일 상원은 고서치의 대법관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의결했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발동해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공언하자 공화당이 ‘핵 옵션’ 의사 규칙을 통과시켜 이를 무력화했다. 핵 옵션은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을 찬성 60표에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의사 규칙이다.

지난해 2월 안토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이 사망한 뒤 8명으로 운영됐던 연방대법원은 14개월 만에 9명 체제로 돌아왔다. 고서치의 취임으로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사법부 다수까지 점하게 됐다. 반(反)이민 행정명령 좌초, 러시아와의 유착설 등으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어온 트럼프로서는 새로운 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