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신안 방축리성결교회 ‘15찬 점심’] 손님들 깜짝 놀라는 ‘뷔페 식단’

입력 2017-04-12 00:00
지난 9일 주일예배 후 15가지 반찬을 접시에 담고 있는 방축리성결교회 성도들.

농게장, 건정(말린 생선)찜, 감태무침, 손두부 김치, 갓김치, 가자미회무침, 멸치무침….

지난 9일 전남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성결교회(고영달 목사) 주일예배 후 식탁에 오른 반찬들이다. 이날 밥상에는 반찬 15가지와 굴, 맛조개로 육수를 낸 시래기국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교회가 주일 점심식사 때 국수나 2∼3개 반찬을 준비하는데, 이 교회는 5배 이상의 반찬을 준비한 셈이다.

고영달 목사는 “14년 전 부임했을 때도 성도들이 13∼15가지 찬을 준비해 대접하고 있었다”면서 “외부에서 온 분들은 매번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교회에서 얼마나 많은 예산을 지원하느냐’고 묻곤 한다”고 웃었다.

점심식사는 40대 중반부터 70대 중반까지 45명의 여자성도가 준비한다. 3∼4명씩 1팀이 돼 15팀이 돌아가면서 반찬을 준비한다. 보통 1팀당 1년에 3∼4회 식사당번이 돌아온다. 교회에선 매주 15만원을 지원하며 쌀은 성미에서 충당한다.

최경혜(58·여) 권사는 “시골이라 자체적으로 재배하는 농산물이 많다보니 꼭 사야할 재료만 사서 반찬을 준비하고 나머지 부족한 것들은 개인적으로 준비한다”면서 “목사님이 이제는 그만해도 좋다고 말리지만 성도들이 하고 싶어서 20여전 전부터 자발적으로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권사는 “한 주도 빠짐없이 반찬을 준비하는데 외부에서 온 손님들은 뷔페 수준의 풍성한 반찬을 보고 깜짝 놀란다”면서 “참기름 고춧가루 등 농약을 치지 않고 직접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다보니 더욱 맛이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송춘석(66) 장로도 “전국에 이렇게 많은 반찬을 준비하는 교회도 없을 것”이라며 “도시 교회도 5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며 이곳에 와서 식사를 한 분들이 감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배를 마친 성도들은 꼭 점심식사를 같이하는데,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 여자 성도님들의 노고가 있기에 교회 분위기가 더욱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증도(전남 신안)=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