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시판 전부터 이동통신 시장 강타

입력 2017-04-12 05:00
갤럭시S8이 출시 전부터 이동통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벌써부터 법정 상한선을 크게 웃도는 불법 보조금을 내걸고 판매 경쟁에 불을 댕겼다. 불법 보조금은 개별 문자나 초대된 사람들만 볼 수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안내된다. 중소 판매점들은 대형 대리점의 위반 행위를 막아 달라며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1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리점들은 갤럭시S8을 번호이동으로 가입하면 30만∼40만원대에 제품을 살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갤럭시S8의 출고가는 93만5000원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라 갤럭시S8을 가장 싸게 사더라도 55만5000원이 최대치다. 10만∼20만원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대리점들은 개통 이후 차액을 개인 계좌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한다.

문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일부 소비자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불법 보조금 관련 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에 구입한 내역이 있는 일부 소비자에게 개별 문자로 안내되거나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된다. 이를 알지 못하는 다른 소비자들은 역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다.

과거에도 불법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일부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내기도 했다.

업계는 갤럭시S8이 예약 가입으로만 1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62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S+ 128GB 모델의 예약판매 물량이 소진돼 개통 기간을 5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불법 보조금은 이동통신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로 충당된다. 이동통신사는 통상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25만∼30만원의 리베이트를 준다. 하지만 갤럭시S8의 경우 리베이트 금액이 4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식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불법 보조금이 나오는 건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이미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예약 가입자 개통이 시작되는 18일에는 번호이동 시장에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판매점들은 대형 대리점의 위반 행위를 막아 달라고 정부에 탄원서를 냈다.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는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단통법을 따르는 판매점에 오히려 ‘나쁜 판매점’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며 집단 상가 대리점의 일탈행위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갤럭시S8 예약 판매와 관련한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