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통합의 ‘중요한 잣대’ 청년층에는 기초생계 보장, 장년층은 사회적 지지

입력 2017-04-11 00:04

사회통합을 위해 청년층에게는 기초생계 보장, 장년층은 힘들 때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박탈의 실태 진단 및 사회통합에 대한 함의’ 보고서에서 19세 이상 성인 남녀 366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10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기초생계를 보장받지 못하고 힘들 때 위로해줄 사람이 없다거나 문화 향유를 못하는 등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우리 사회를 ‘차별이 심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회’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35세 미만 청년 중 박탈을 경험한 이들은 한국 사회를 포용 없는 사회로 봤다. 포용 없는 사회는 차별과 소외가 심하고 활력 없고 침체됐으며, 사회·경제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한 사회다. 청년들은 공과금을 미납하고 결식·절식을 경험하는 등 기초생계가 박탈됐을 때 사회를 더욱 부정적으로 봤다.

35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층은 한국 사회를 신뢰 없는 사회로 보는 경향이 높았다. 신뢰 없는 사회는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다. 특히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낮고 여가 활동을 하기 어려우며 노후 대비에 취약할수록 이 같은 인식이 많았다.

연구원 조사에서는 또 청년층 8.6%, 중장년층 11.5%, 65세 이상 노인층 8.2%가 절대적 박탈을 1개 이상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절대적 박탈은 결식·절식과 단전·단수를 겪거나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못한 경험,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경험 등이다.

청년층은 절대적 박탈률은 낮지만 옥탑방이나 반지하 거주 비율이 6.4%로 주거 빈곤 문제가 심각했다. 노인은 영양섭취, 문화생활이나 미래 대비에서 취약했다. 치과 진료가 필요한데도 치료받지 못하는 노인 비율은 8.25%였다.

여유진 연구위원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이 결핍을 안고 출발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사회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장년층은 긴 노동시간과 경쟁, 인간관계 파편화를 겪으며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