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인 박남옥(사진)씨가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20일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이 전했다. 향년 94세.
1923년 경북 경산 하양에서 출생한 고인은 이화여전 가정과에 입학했으나 문학·미술·영화에 심취해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 대구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다 윤용균 감독의 소개로 조선영화사 촬영소에 들어갔다. 신경균 감독의 ‘새로운 맹세’(1949)에 스크립터로 참여했고, 여성감독으로는 최초로 1955년 ‘미망인’을 연출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2001년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생존’(감독 임순례)을 통해 고인의 영화 인생을 조명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고인은 “‘미망인’을 찍을 때 죽을 만큼 고생했지만 눈물이 나도록 그 당시가 그립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현장 그립다’… 韓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씨 별세
입력 2017-04-10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