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모든 옵션 준비 지시 받았다”

입력 2017-04-10 18:18 수정 2017-04-10 21:16

허버트 맥마스터(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독자행동’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백악관 안보 총책인 맥마스터까지 ‘모든 옵션’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노선으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주까지 싱가포르에 머물던 칼빈슨호는 당초 호주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기수를 바꿔 현재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 중이다.

맥마스터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핵을 가진 불량국가인 북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한반도를 반드시 비핵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도발적 행동에 몰두하고 있다”며 “칼빈슨호 전단이 한반도로 간 것은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신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80여대를 실은 ‘떠다니는 군사기지’ 칼빈슨호는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과 유도미사일 순양함 1척으로 전단을 구성하고 있다. 이라크전 개전 초기에 공습을 주도해 이라크 핵심 군사시설을 무력화시켰다.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도 투입돼 빈라덴 시신이 칼빈슨호 갑판에서 수장처리됐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어떤 나라든지 국제 규범을 어기거나 다른 나라에 위협을 준다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했다. 틸러슨은 ‘시리아 폭격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틸러슨은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라면서 “북한 정권 교체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고 김정은 암살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좀 더 지켜보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외교가에서는 ‘모든 옵션’에 선제타격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틸러슨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그런 미사일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판단되면 심각한 단계로 접어든다”고 지적했다. ICBM이 완성 단계에 이를 경우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칼빈슨호의 한반도 이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각 나라가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