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금융계를 향하고 있다. 인민일보와 뉴욕타임스(NYT)는 공산당 중앙기율조사위원회가 9일 최고위 금융계 인사인 샹쥔보(60)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장을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혐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에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칼날은 주로 정치권과 지방권력 수장의 목을 겨눴다. 그러나 정치권 인사들의 부패 문제가 금융권과 연계된 경우가 많아 숙청 움직임은 최근 폭넓게 번져나가고 있다. 시진핑이 자신의 후반기 임기가 달려 있는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반대 세력을 숙청하고 권력 기반을 굳건히 세우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샹쥔보는 쓰촨성의 충칭 출신으로 최고위 금융계 인사다. 중국국가회계국을 거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중국 3대 은행인 농업은행 행장을 지낸 뒤 2011년 보험감독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이밖에도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위원과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중국 은행협회 상무이사회 부회장을 겸직한 금융계 핵심 중 하나였다.
리커창 총리가 금융권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내용도 같은 날 공개됐다. 지난달 21일 실시된 국무원 제5차 부패방지 공작대회 회의록에 따르면 리커창은 “국유자본은 인민의 재산이고 금융은 국민경제의 혈맥”이라며 “은행의 불법대출과 금융시장의 내부자거래, 보험사의 유용 등 불법행위는 반드시 조사해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준협 기자
시진핑 사정 칼날, 이번엔 금융 겨냥
입력 2017-04-10 18:03 수정 2017-04-10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