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쇠고기 시장 열고… 美에 차이나머니 보호 요구”

입력 2017-04-10 18:02

G2(미국·중국)가 지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실질적인 절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선물을 내놓을 예정이고, 중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답례품을 받아낼 태세다. 트럼프의 ‘버킷리스트(소원 목록)’와 시진핑의 ‘쇼핑리스트(구매 목록)’가 절충된 셈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합의한 ‘100일간의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먼저 미국 기업에 대한 자국 내 금융부문 투자 제한 조치를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도 해제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까지 중국은 외국 자본이 자국 증권사나 보험사의 지배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틀어막아 왔는데, 중국 금융업계 진출을 원했던 미국에 이 완고한 빗장을 여는 것은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도 실제 해제될 경우 14년 만의 일이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산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수입도 늘리겠다는 의향까지 내비치고 있다.

중국 무역 당국자들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막대한 흑자로 인한 양국 간 무역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전향적인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는 지난해 기준 연간 3470억 달러(약 396조원) 규모다.

반면 중국은 미국 내 중국 투자보호를 위한 조치를 우선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 흘러든 ‘차이나 머니’에 대한 보장은 중국이 줄곧 미국에 요청해 온 사항으로 미국 내 중국인 투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450억 달러(51조3900억원)에 육박했다. 중국산 첨단기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판매 규제 완화와 일부 고급제품의 중국 내 판매 제한 철회도 전면적으로 공론화할 계획이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