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측근’ 맥팔랜드, NSC 부보좌관 물러나

입력 2017-04-10 18:04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인 캐슬린 맥팔랜드(66·사진)가 싱가포르 대사로 내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NSC 상임위원에서 축출된 데 이어 맥팔랜드까지 자리를 옮기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적 쇄신이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인사이동이 “경질이 아닌 승진”이라고 밝혔지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맥팔랜드가 플린 낙마 후 NSC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사퇴한 플린은 지난달 30일 기소 면제 시 관련 내용을 모두 털어놓겠다고 폭로를 예고하면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맥팔랜드는 플린의 후임자인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부임 후에도 백악관에 남기 원했지만 수차례 싱가포르 대사직을 제안받은 뒤 부보좌관 자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마스터는 외교 경험이 없고 극우 성향이 강한 배넌이 NSC에 참여하는 걸 못마땅하게 여겼고, 맥팔랜드 또한 NSC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해 왔다는 후문이다. 맥팔랜드는 폭스뉴스 외교안보 분석가 출신이다.

NSC 내 맥마스터의 장악력이 공고해진 가운데 트럼프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입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방카의 여자’로 불리는 골드만삭스 출신 디나 파월 전략담당 부보좌관은 지난주부터 NSC 장관급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이 맥팔랜드를 대신하는 자리에 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