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립호텔’ 혜음원지 AR로 복원

입력 2017-04-10 21:37
고려시대 왕립호텔격인 ‘혜음원지 행궁’을 파주시가 국내 최초로 현장체험형 AR(증강현실)로 복원한 모습. 스마트폰으로 혜음원지를 검색한 후 앱에 접속하면 35개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행궁의 모습이 나타난다. 파주시 제공

경기도 파주시는 한국문화유산콘텐츠 사회적협동조합과 공동으로 고려시대의 왕립호텔격인 광탄면 용미리 ‘혜음원지 행궁’을 현장체험형 AR로 복원했다고 10일 밝혔다. 실내에서 볼 수 있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는 이미 많은 문화유산들에 적용해 선보였지만 현장에 직접 적용시킨 사례는 파주 혜음원지가 국내 처음이다.

혜음원은 고려 예종 17년(1122) 완공된 여행자 숙박시설이자 왕의 행차를 대비한 별원으로 고려시대 개경에서 남경(서울) 중간에 해당되는 곳에 위치했다. 그동안 혜음원은 기록에만 전해져 올 뿐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는데, 1999년 혜음원(惠蔭院)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와가 지금의 혜음원터에서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시는 혜음원지의 옛 모습을 AR로 복원하는 작업을 시도했고 첫 결과물로 이번에 혜음원지 전체 권역 중 행궁영역에 시범형 AR를 개발했다. 복원된 AR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시 관계자는 “혜음원지 행궁 AR 복원은 국내 첫 시도로 당시 건물에 대한 원형 고증을 시도하지 못한 한계가 있으나 추후 혜음원지 전체 권역으로 AR 복원을 확장하면서 원형 고증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혜음원지 행궁 현장체험형 AR는 초등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2017년 문화재지역 주민공감정책사업인 ‘고려의 별궁 혜음원지’ 프로그램에 활용할 예정이다.

파주=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